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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구두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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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구두의 종류




답답한 부츠를 벗어 던지고 낮은 단화를 유행시킨 옥스포드 대학생들의 상징이다. 끈을 매는 모든 구두를 통틀어 옥스포드라 부른다.

 



1920년대 재즈보이들은 하얗고 까만색이 어우러진채 구멍이 뽕뽕 뚫린 화려한 구두를 신고 마음 가는 대로 연주했다. 어쩌면 그들은 마치 날개를 달고 음악의 선율에 따라 춤이라 추는 듯한 기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 당시 그들의 발에 신겨있던 신발이 바로 ‘윙팁 슈즈’다. 이름 그대로 날개를 단 구두였다. 구두코의 모양이 새가 날개를 핀 것처럼 더블유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 바로 ‘윙 팁’이 었던 것이다. 금강제화 최정욱 디자이너는 “윙팁 슈즈는 엣지 봉합부분에 구멍과 톱니 모양의 펀칭이 화려한 구두이지만, 포멀한 자리에도 잘 어울립니다”라고 소개한다. 여기서 반전. 이 구두의 신분은 워낙 스코틀랜드 노동계급에 속했었다. 앞 코의 더블유 모양은 새에서 영감을 받았다기보다는 앞부터 뒤쪽까지 가죽을 덧대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펀칭 장식은 비가 자주 와 질척질척해진 땅을 걸을 때 신발 안으로 들어온 빗물의 배수를 위해 추가된 기능이었다. 가죽도 모자라지 않고, 방수를 위해서라면 다른 더 좋은 신발이 많아진 현대로 오면서 윙팁 슈즈 디자인은 자유롭게 변주되었는데, 호화스러운 느낌을 내는 가죽과 에나멜 혼합 등 태생적인 신분을 뛰어 넘어 변신중이다. 물론 그 변신은 무죄.

 

 


어떤 수트 광고에서 피어스 브로스넌은 한국 남자들에게 ‘원칙’을 지키라고 말한다. 그러면 신뢰를 얻을 것이라면서. 그가 제안한 수트의 원칙에 포함된 아이템이 바로 ‘스트레이트 팁 슈즈’다. ‘세미 브로그’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스트레이트 팁 슈즈는 1930년대에 영국 왕실의 포멀 슈즈로 유명세를 떨쳤다. 현대에는 신임을 최고의 무기로 삼는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정갈하고 신중한 수트에다 스트레이스 팁 슈즈를 신는다. 스트레이트 팁 슈즈는 구두코에 일자로 브로깅(구멍이 뚫린 장식 또는 바늘 땀)이 있거나 구두코에 덧댄 부분에 메달리온(구두장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뉘어있다. 검소해 보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이 구두는 수트의 원칙을 지키는 남자들을 위한 구두다.

 


레드카펫에서 조지 클루니의 패션을 지나치기란 어렵다. 물론 그가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섹시함과 중후함이 옷보다 더욱 빛나겠지만, 정갈하게 차려 입은 그의 수트 바지 밑으로 보이는 매끈하고 깔끔한 플레인 토 슈즈는 그를 베스트 드레서 이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깨끗함이 상징인 이 구두는 아무 장식 없이 끈을 묶는 디자인으로 되어있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떤 옷과도 무리 없이 어울린다. 21세기의 가장 화려하고 호화스러운 파티장인 레드 카펫과는 대조적으로 국내에서는 군납용 단화로 많이 신겨진다는 것이 재미있다. 어느 곳에나 쉽게 어울린다는 것이 아무렇게나 쉽게 신어도 된다는 뜻과는 다르다. 플레인 토 슈즈는 때가 쉽게 타고 퀄리티, 밸런스, 완성도 등이 쉽게 눈에 띈다. 고로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을 그대로 비춰주는 유리구두와도 같은 이 플레인 토 슈즈의 주인은 부지런한 사람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이든 미국식으로 바꿔버리는 얄미운 미국인들이라지만 이것에 관해서는 박수를 보내야겠다. 인디언들의 모카신을 변형시킨 슬립 온 슈즈 말이다. 끈이 없이 앞이나 옆 부분에 신축성밴드를 부착하여 편안함을 강조한 구두를 슬립 온 슈즈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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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고 많은 신발들 중 가장 오래된 신발은 무엇일까? 설마 로퍼? 모든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자신들의 로고를 박아 매 시즌마다 밝은 조명 밑 진열대 위에 올려 놓는 로퍼를 말하는 건가? 살짝 돌려 말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로퍼의 기원이 바로 모카신(Moccasin)이니 말이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신던 모카신을 미국인들이 변형시킨 신발이 바로 로퍼다. ‘게으름뱅이’라는 뜻인 로퍼는 왜 그런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 걸까? 간단하다. 신고 벗기 편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가죽 한 장을 바닥부터 발등까지 보자기처럼 감싼 후 가장자리를 가죽끈으로 바느질하듯 연결한 디자인. 반면에 로퍼는 가죽이 발등을 덮는 스타일이지만 절개선으로 장식이 되어있다. 로퍼의 전성시대를 알렸던 대표적인 예는 초록색과 빨간색 캔버스리본을 달고 나와 2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구찌 로퍼다. 이후로 살바토레 페라가모처럼 각 브랜드들이 로고를 금속버클로 달고 나오는 형태나 발리처럼 심플한 가죽장식(saddle)이나 특유의 패브릭을 다는 디자인 등으로 변형되고 있다. 로퍼는 캐주얼, 특히 맨발일 때 잘 어울린다. 하지만 편하게 신는 만큼 관리도 잘 해주어야만 정말 게을러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족보있는 신발 중 단연 최고는 태슬 슬립온 슈즈다. 유럽 궁전의 실내용 신발이라는 화려한 탄생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태리 남자들의 잘 빠진 수트와 한치의 오차 없이 잘 어울리는 신발이 바로 이 태슬 슬립온 슈즈다. 자칫 여성스러워 보인다거나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는 장식 때문에 부담 없이 좋아하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중후한 멋이 으뜸인 어른들에게나 혹은 다소 젊은 사람이라도 이탈리안 수트와의 멋진 궁합으로 매치하는 데는 최고의 선택이다. 태슬 슬립온 슈즈 중에는 구두코에 윙 장식이 되어있는 것도 있는데 이러한 디자인은 ‘윙 태슬 슬립온 슈즈’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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